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업해 온 두 작가의 작업을 ‘마켓’과 ‘부엌’이라는 일상적 공간을 통해 나란히 배치한다. 전시 제목이 암시하듯, 오늘날 시선이 어떻게 유통되고 소비되는지를 살펴보는 한편, 식사가 이루어지고 가장 작은 생활 공동체가 형성되는 부엌과 식탁의 장면을 출발점으로 우리의 대화가 오늘날 어디에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시선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특정한 주체에 종속되어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빠른 속도로 교환되고, 복제되고, 다시 배치된다. 마트의 진열대 위에서, 포장된 이미지를 통과하고, 화면 속 피드와 알고리즘의 추천 목록을 거쳐 시선은 이미 한 번 가공된 상태로 돌아온다.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의 자리는 빠르게 교환된다.
무엇을 보고 있는가보다, 어떤 경로를 따라 보게 되었는가가 먼저 결정된다. 이때 시선은 개인의 것이라기보다 하나의 유통망에 가깝다. 이미 얼마나 많은 경로를 통과해 왔는지가 더 중요해 보인다. 그렇게 유통은 점점 매끄러워진다.

‘플랫폼’이라는 단어는 보통 중립적인 바닥을 의미하여 평평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선택과 배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울퉁불퉁한 구조에 가깝다. 그 위에서 말은 놓이지만, 모든 말이 같은 무게로 남는 것은 아니다. 대화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 내용이 서로를 통과하는지는 불분명하다. 그렇게 플랫폼은 연결을 약속하지만, 종종 병렬을 강화한다.

전시는 두 작가의 작업을 병렬적으로 보여준다. 상품과 포장, 진열의 형식을 통해 유통의 구조를 드러내는 설치 작업과, 개인의 기억과 생활의 모습을 구조적으로 담아내는 회화 작업이 하나의 공간 안에서 나란히 놓인다. 각각의 작업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출발하지만, 하나의 공간 안에서 동시에 마주하게 된다.

이 전시는 유통되는 시선을 부정하거나 대화를 이상화하지 않는다. 하나의 해석으로 서로를 설명하거나 흡수하기보다, 이질적인 예술 언어들이 병렬적으로 놓이는 상황 그 자체에 주목한다. 마켓의 시스템과 부엌의 기억, 가공된 설치와 구조적인 회화. 서로 다른 결의 언어들은 한 공간 안에서 교차하고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이처럼 완벽히 섞이지 않는 작업들이 하나의 전시장 안에 나란히 놓이며, 어떤 합의도 단절도 없는 매끄러운 병렬의 궤적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