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파운데이션은 2024년 8월 21일부터 9월 4일까지 제이드 블랙 작가의 개인전 《호기심의 망 Net of Curiosity》을 개최한다. 캔 파운데이션은 2008년 설립된 비영리 기관으로 국내 작가의 예술 창작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매년 전시와 국내 명륜동 레지던시 및 교육 사업을 통해 예술계 담론 생성과 작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한다. 지난 16년 동안 캔 파운데이션의 창작 프로젝트를 거쳐 간 약 350인의 작가들은 현재 미술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제이드 블랙(b. 1998)은 2023년 캔 파운데이션의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인 Spring-up 공모로 진행된 개인전 《인터넷 유령》에서 실체가 없는 오페라의 유령과 같은 인터넷의 허상을 주제로, 디지털 인터페이스의 팬텀(환영)을 아날로그적 수공예 방식으로 선보였다.
최근 작가는 ‘인터넷 세상의 정물화’라는 키워드로 온라인 공간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현대 사회의 온라인 기기에 몰두하는 사용자들을 19세기 인형 극장(Toy Theater)에 빠져드는 관객들로 비유한다. 작가는 온라인 세계에 집중하는 상태를 환영적인 경험으로 바라보고, 온라인 창 안에서 이루어지는 행동을 관찰한다.
특히 인터넷 망 안에서 이루어지는 소비는 현대인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작가는 인터넷의 소비문화가 마치 17세기 유럽의 컬렉터들이 풍요로운 과일과 이국적인 도자기를 호기심의 방(Cabinet of Curiosity)에 채우듯이, 현대인의 욕망을 투영하고 있다는 것에 집중한다. 작품 속 화면에 가득 찬 일상의 물건들은 본래의 가치를 넘어서 한 사람의 판타지가 된다. 인벤토리 창을 탐색하는 게이머처럼 사물을 바라보는 작가를 통해 온라인 장바구니 속에 넣어둔 각자의 호기심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송현주(캔파운데이션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