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업해 온 두 작가의 작업을 ‘마켓’과 ‘부엌’이라는 일상적 공간을 통해 나란히 배치한다. 전시 제목이 암시하듯, 오늘날 시선이 어떻게 유통되고 소비되는지를 살펴보는 한편, 식사가 이루어지고 가장 작은 생활 공동체가 형성되는 부엌과 식탁의 장면을 출발점으로 우리의 대화가 오늘날 어디에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환기하게 한다.

이완은 세계화와 자본주의 시스템, 정치·역사·문화와 같은 거시적 구조가 개인의 삶과 감각에 미치는 영향을 조각, 설치, 비디오 다큐멘터리, 미디어 테크놀로지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탐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상품과 사물을 매개로 한 설치 작업을 선보이며, 관람자의 시선과 기술적 장치가 맞물리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한편 지훈 스타크는 ‘LUMI KUKE(부엌)’ 시리즈를 통해 부엌을 단순한 조리 공간이 아닌 기억과 문화가 축적되는 삶의 장소로 다뤄왔다. 건축을 전공했던 작가는 공간을 하나의 구조 이상으로 경험의 층위로 바라보며, 특정 장소가 지닌 생활의 흔적과 서사를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러한 방식은 부엌이라는 일상적 공간을 개인적 기억과 문화적 배경이 교차하는 장소로 드러내며, 화면과 공간 사이에서 쌓아온 이야기를 풀어낸다. 회화와 드로잉을 기반으로 작업을 전개하지만, 오브제나 구조물을 결합한 입체적 요소를 함께 사용하며 공간적 감각을 확장한다.

전시는 공간을 ‘마켓’과 ‘부엌’의 두 요소로 나누어 구성된다. 상품과 포장, 진열의 형태를 통해 마켓의 환경을 연상시키는 설치 작업과 개인의 다층적 서사와 부엌이라는 일상적 공간을 중심으로 한 회화 작업이 한 공간 안에서 병렬되고 서로 다른 시선들이 선회한다. 이를 통해 관람자는 오늘날의 시선이 어떤 방식으로 순환하고, 서로 다른 언어가 한 공간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마주하고 작동하는지를 경험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작업해 온 두 작가의 작업을 하나의 해석을 통해 서로를 설명하거나 흡수하기보다, 각자 다른 작가의 예술 언어가 병렬적으로 놓이는 상황 자체에 주목한다. 설치와 회화, 시스템과 기억, 소비와 생활의 감각 등, 다른 결의 언어들이 한 공간 안에서 나란히 놓인다. 이처럼 서로 다른 언어들이 한자리에 놓이는 장면은, 오늘날 우리의 언어가 어디에서 비롯되고 우리의 대화가 어디에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