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파운데이션의 새 공간 MO BY CAN의 첫 전시 《경계 그리기, 경계 흐리기. Between the Lines.》는 변화가 일으키는 물리적 또는 감정적 경계의 흐트러짐과 그 모호함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능성을 평면, 영상, 설치, 음향을 사용해 공감각적으로 풀어낸다.

잔잔한 물이 끓는 점에 도달해 수증기로 변하듯, 익숙하고 안정된 상태보다 불안하고 불편한 상태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갈구케 한다. 여기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이번 전시에서 이야기하는 ‘새로움’은 모양 또는 외형의 참신성이나 기존의 것과의 차이에서 발현하는 새로움이 아니다. 경계를 흐리기도, 경계를 짓기도 하며 만들어내는 새로움은 낯선 것들에 대한 포용과 배려를 포괄하는 유연함과 가능성에 대한 갈급에 가까울 것이다.

익숙하고 편안했던 성북동에서의 16년이라는 시간을 뒤로하고 한남동 MO BY CAN에서 펼쳐질 시간은 변화를 기반으로 앞으로 만나게 될 많은 작가와 기획자들의 실험, 시도, 변화와 도전을 기대하게 한다.

이에 이번 전시 《경계 그리기, 경계 흐리기. Between the Lines.》에서 전혀 다른 스타일의 작업을 전개하는 세 명의 작가 김다움, 안솔지, 이희준의 작품을 한 자리에 선보인다. 미처 만들어지지 않은 공간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준비한 이번 전시는 작가에게도, 기획자에게도 도전과 다름없었다.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풍경을 상상하며 준비한 이 전시가 MO BY CAN을 찾는 관객들에게 익숙함이나 편안함을 넘어 변화와 균형(또는 불균형일 수도 있다.)이 만들어내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엿보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