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 재개발이 꼬리를 물고 순환하는 구조가 만연한 한국사회의 과도기적인 풍경을 가진 성북동, 그 중심에 세월의 변화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래된 가옥 2채가 있다. 성북구 성북동 62-10, 62-11번지 주소지를 가진 이 두 채의 집은 성북동의 지역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 공간이 가진 장소성과 역사성을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공간재생을 시도하고자 2009년 9월 시작된 오래된 집 재생프로젝트는, 예술가들이 오래된 집에 잠시 머무는 이방인이면서 거주자로서 공간을 해석하고 관찰한 흔적을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공간의 변화는, 누군가가 살았던 기억의 집에서 예술의 흔적들로 또 다른 시간의 지층을 쌓아가고 있는 작가들이 공간을 모티브로 어떻게 작업을 실현시켜나가는지 주목하게 만든다. 세 번의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들이 공간을 관찰하고 해석한 방식 또한 매우 다양하였다. 첫 번째 입주한 변시재, 문영미작가가 예술적인 공간으로 재생을 가능케 하였으며, 두 번째 입주한 김보아, 이다 작가가 공간을 구조적으로 접근하여 풀어갔다면, 세 번째 입주한 리금홍, 이지영 작가는 오래된 집을 모티브로 스토리가 있는 한편의 드라마를 만들었으며, 공간을 무대로 활용하였다. 그것은 새로운 기억을 가진 공간으로의 재발견을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 오랫동안 살았던 기억의 집에서 예술가들의 숨결과 작업의 흔적들로 시간 지층을 쌓아가고 있는 <오래된 집 재생프로젝트>는, 낡음과 재생의 의미를 예술실천 차원에서 접근해보는 활동이며, 그것은 단지 주거환경으로서의 건축이 아니라, 미적 감각을 표현할 수 있는 예술적인 공간으로서 공간 개념의 확장을 의미한다. 또한, 개발주의적 관점에서 낡고 오래된 삶의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며, 그 안에서 작품활동을 펼친 예술가들의 열정은 단지 공간을 재생한다는 의미를 넘어 작가 개인의 내적 성장과 프로그램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