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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주간한국 매거진 2011년 1월호 p.19

<오래된  – 작가가 역사와 공존하는 >

박우진 기자

서울 성북구 성북동 62-10번지와 62-11번지. 좁디좁은 골목의 낡디낡은 대문을 밀고 들어서자 어디선가 뚝딱뚝딱 소리가 들려온다. 한동안 아무도 살지 않았을 것같은 오래된 집인데, 누가 이사라도 오는 것일까. 하지만 곳곳에 놓인 살림살이가 범상치 않다.

식탁 대신 작업대가 놓여 있고, 아기자기한 식기 대신 온갖 공구들이 진열되어 있다. 문마다 바람막이 비닐을 설치하다 나온 집주인의 옷은 물감으로 얼룩덜룩하다. 이곳은 지금, 작가들의 집이 됐다.

국제시각예술교류협회 캔파운데이션의 '오래된 집 재생프로젝트'는 낡고 빈 집에서 진행되는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 삶의 흔적이 쌓여 있는 이 집들의역사성을 재조명하고 미술을 삶의 맥락에서 풀어내려는 취지다.

지난해 9월 1기 작가 문영미, 변시재가 떠난 자리에 11월 2기 작가 이다와 김보아가 들어왔다.

오래된 집들은 빠르고 끊임없는 개발의 역사의 얼룩과도 같다. 문영미 작가는 여기에서 또 다른 오래된 집들을 그렸다. 이 집들이 한국사회의 현대화, 앞으로만돌진해온 사회적 욕망을 증언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변시재 작가는 벽지 아래에서 한 초등학생의 시간표를 발견했다. 그 아이를 상상하고 자신을 겹쳐본 경험은작가의 작업에 녹아들었다.

박신영 큐레이터의 말처럼 오래된 집 재생프로젝트의 핵심 질문은 “작가가 삶의 공간과 어떻게 공존할 것이가”다. 그 사이에서 새로운 미술의 가능성이 열린다. 이다작가는 기존의 호화 작업을 계속하는 대신 이 집의 벽에 벽화를 그려 넣기로 했다.

“삶의 흔적을 존중하기 위해서”다. 김보아 작가는 이웃 주민들에게 오래된 집의 정체를 알리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 “아직도 이 집이 빈 집인 줄 알고 쓰레기를투기하는 분들이 계세요.(웃음) 이웃 주민들에게 이곳을 설명하는 일도 작업의 일부인 것 같아요”

오래된 집은 캔파운데이션이 성북동 일대의 예술 커뮤니티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진행하는 일련의 프로젝트 중 하나다. 다가오는 봄에는 오래된 집들에서 멀지않은 또 다른 집에 '살롱 드 아레'가 열린다.

세미나 공간, 아카이브, 게스트하우스 등의 기능을 갖춘 이곳은 예술인이 모여 살며 교류한 옛 성북동 문화를 이어받는 공간이 될 예정이다.

이들 공간을 구심점으로 매년 5월 다양한 예술 장르가 넘나드는 '캔캔프로젝트'도 마련된다. www. can-foundation.org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6-11-14 17:30:50 Archive_press_Exhibition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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