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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Neighbor 2010년 12월호

<아트버스 프로젝트기사

글: 강인욱, 사진: 허동욱

 성북동 호젓한 주택가에 자리한 스페이스 캔 갤러리. 아담하지만 모던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은색 건물앞에 샛노란 버스 한 대가 서 있다. 앞머리에 ‘오! 재미 아트버스 프로젝트’라는 로고가 새겨진 버스안에 들어서자, 알록달록한  색채로 치장한 천장이 눈에 확 들어오고 벽면에는 고사리손의 손씨임에 분명한 그림과 낙서가 가득하다. “이 버스는 매주 아이들과 작가들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말하자면 움직이는 아틀리에죠” 경제적, 문화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작가들을 태운 버스가 직접 찾아가 아이들에게 미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아트버스 프로젝트가 시작된 시기는 지난 해인 2009년 초로, 비영리 현대미술단체 캔 파운데이션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현재 재단 이사장직을 맡은 장문경 이사장을 비롯해 홍익대 교수로 재직중인 김성희 이사, 김영희 이사 등 세 명의 설립 멤버가 모두 대학 동창이자 친구들. “뜻 맞는 친구끼리 모여 작가 지원 사업을 해보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재단을 만들었죠.” 아시아 현대 미술의 메카로 떠오른 베이징에 유망 신인작가를 위한 스튜디오를 마련해 그들이 보다 쉽게 세계 무대로 진출하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어쩌다 보니 일이 점점 커졌다. “PSB(Project Space in Beijing)의 1기 작가 중 한 명이 지금의 아트버스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내놓았는데, 콘셉트가 참신하더라고요. 때마침 후원자 중 한 분께서 버스 한 대를 기증해주셨고요.” 그렇게 시작된 아트버스 프로젝트는 지역 아동센터나 복지관 등의 도움을 얻어 문화 체험 희망지역의 어린이들을 매주 방문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 편모 가정, 소아 병원 등 방문 대상과 지역도 다양하다. “문화 소외 계층을 위한 퍼블릭 프로젝트는 많아요. 하지만 아이들이 일방적으로 수업을 받는 형식이 아니라, 작가의 작품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공동 창작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아트버스 프로젝트는 차별점을 지니고 있죠. 일반 미술 강사가 아닌 프로페셔널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한다는 것도 접하기 히든 경험이고요.” 한편으로는 경제적으로 기반을 닦지 못한 젊은 작가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준다는 의미도 있다.

한 프로젝트당 세 명의 작가와 적게는 20명 많게는 40명 정도의 어린이가 참여하며 이들의 공동 작업으로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2개월 정도. “무엇보다 아이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성취감과 자신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상대적으로 문화적 혜택을 덜 받아온 아이들에게 ‘프로페셔널 아티스트와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이 대단한 자부심을 불어넣어주는 거죠.” 수업을 하다 보면 예술적 재능이 유독 돋보이는 아이도 발견되고, 미술체험을 통한 심리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보인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은데 그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금 마련이 절실하다. 설립 멤버들의 사비를 털어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크기 때문인다. “그래서 현재 추진 중인 또 하나의 프로젝트가 지난 9월 한남동에 오픈한 어린이 예술창작 공간 아키 팩토리(Aki Factory)예요. 캔 파운데이션에서 검증받은 작가와 디자이너들이 참여해 운영하는 예술체험 프로그램이죠.

현업 작가들과 아이들이 함께하며 일방적인 미술 수업이 아닌 차별화된 예술 체험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는 아트버스 프로젝트와 동일하지만, 참가 대상은 경게적으로 여유가 있는 집안의 아동들이에요.” 즉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아이들에게 양질의 예술 체험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마련된 기금으로 아트버스 프로젝트를 비롯한 문화체험나눔사업을 운영 및 업그레이드할 계획인 것.

“팍팍한 현실 속에서 꿈조차 꾸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꿈꿀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 그것이 저희가 아트버스 프로젝트를 통해 이루려는 목표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이 무엇이든 누구나 꿈꿀 권리, 꿈을 향해 나아갈 권리가 있으니까요.”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6-11-14 17:29:54 Archive_press_Exhibition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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