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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월간<magazine create> 2010 12 p.54

아트버스 프로젝트 기사

글: 이선주, 사진: 김동욱

11월 17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곁에 있는 평화의 공원 주차장 전체를 샛노랗게 칠한 버스가 한눈에 들어온다. 버스 속으로 들어가니 더 색다르다. 45인승관광버스였던 이 버스는 운전석을 제외하고 좌석을 모두 들어냈다. 대신 바닥을 높이고 보일러 장판을 깔아 온기가 돌고, 버스 뒤편에는 수납함과 긴 의자가 놓여있다.

이 버스에는 미술 선생님과 아이들, 그리고 자원봉사자가 오른다. 아이들에게는 ‘이동하는 미술공부방’이 되는 셈. 그런데 아이들을 가르치는 미술 선생님은 그냥선생님이 아니다.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면서 전시회도 자주 여는 소위 ‘작가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무얼 그리라고도, 잘 그리라고도 강요하지 않는다. 미술이란 잘 그리는 게 아니라 자신 속에 있는 것을 밖으로 끄집어내고 표현하는 것이라는 걸 아이들 스스로 체험할 수 있도록 이끈다. 마음속에 억눌린게 많아선뜻 작업을 시작하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종이를 마음껏 찢어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종이와 물감 등 미술재료를 내키는 대로 쓸 수 있다.

국제시각예술교류협회가 2009년 6월 시작한 아트버스 프로젝트 <오! 재미있는 미술>. 이 버스는 미술학원이라곤 다녀본 적이 없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찾아간다. 과보호 속에 자란 아이들이 자기중심적인 데 반해, 관심과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이 미술작업을 하면서 마음껏 자신을 표출할 수 있게끔 돕는 것이 이버스의 목적. 아트버스는 그 동안 주로 서울과 수도권의 지역아동센터와 다문화가정지원센터, 초등학교를 다니며 아이들을 만나왔는데, 강원도 동해의 다문화가정아이들을 찾아가 그들과 함께 다문화센터 벽화작업을 하기도 했다. 현재는 김소연 작가(회화)가 상암동 주차장에서 알로이시오초등학교 아이들을 만나고 있고, 송준호작가 (조소설치)가 월계동 가정복지센터, 김승택 작가 (드로잉, 사진)가 일산 동녘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매주 한 번씩 8주동안 만나면서창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선생님이 된 작가는 아이들에게 먼저 자신이 해온 작업과 전시회 때 모습을 보여준다. 아늑한 방처럼 개조된 버스를 둘러보며 재미있어 하던 아이들은 “진짜 작가네. 그런데 왜 우리를 가르쳐요?” 라고 감탄한다. 선생님이 “너희 작업을 보러 왔다” 고 하면, ” 난 못 그리는데…”라는 반응이 대부분.

작가 선생님은 “잘 그리고 못 그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 너희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하는 게 중요해”라면서 그들을 작가의 세계로 이끈다. 아이들은 자신이꿈꾸는 방과 도시를 만들어보고,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을 그리면서 그 꿈을 이룬 훗날 입을 옷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벽화를 그리면서 우리 동네를 함께 구미는작업도 했다. 미디어 아티스트는 아이들과 함게 영상 촬영을 하며 새로운 분야의 미술을 소개했다.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누어 한 번에 수업 받는 아이들은10~15명인데, 작가뿐 아니라 에듀케이터, 자원봉사자까지 4~5명의 어른들이 아이들 곁에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고어루만지는 어른들과 만나면서, 이름난 작가들과 함께 창작의 희열을 나누면서 자신감을 얻고 자기표현에도 과감해진다는 것. 마음의 응어리를 푸는 자기치유과정도 일어난다. 버스 속 작은 공간은 창작의 장소이자 소통과 치유의 공간, 작품을 발표하는 무대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기금은 후원을통해 마련된다.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16-11-14 17:30:50 Archive_press_Exhibition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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