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승
2009 PSB 창작스튜디오 6기
정서를 풀어내는 손님굿, 채우승의 서사무가
일찍이 우리 조상들은 자연과 인간 삶에 대해 여러 성찰의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 중 종교는 가장 강력한 힘으로 인간의 삶에 관여하였다. 종교는 사람과 사람사이를 연결하여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고, 믿음을 나눠가지게 하였다. 사회는 이러한 믿음을 중심으로 법칙, 도덕, 윤리와 함께 하나의 문화를 형성한다. 또한 각각의 다른 문화들이 모여 서로 교섭하는 과정에서 거대한 문화권이 형성된다. 우리가 문화라고 지칭할 수 있는 지점은 이처럼 완전히 독립된 영역이 아니라 자신의 문화와 타문화, 즉 확정과 불확정의 교집합 사이에서 범위지어진다. 문화는 개념어가 아니라 추상어이기 때문이다.
채우승은 바로 이러한 추상어인 문화에 관심이 있다. 규정되지 않는 것, 확정될 수 없는 어떤 믿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정신과 몸에 베여있는 정서, 바로 그 정서가 문화를 형성한다고 생각한다. 동양의 사유를 대변하는 불교, 서양의 카톨릭과 아랍권의 이슬람 등 수많은 정서들이 각각의 문화를 만들어낸다. 채우승은 문화를 형성하는 여러 정서 중 무교(巫敎), 즉 샤머니즘을 연구한다. 주술사가 신의 세계 또는 초자연적인 존재와 직접 교류하면서 내뱉는 이야기를 살펴보면 그 사회와 문화의 성격을 알 수 있다. 즉, 한 사회의 종교나 신화는 그 사회의 정서와 정신을 담아내는 문화적 활동이기에, 종교의 의미는 문화적인 측면에서 해석,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채우승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서사무가(敍事巫歌)이다. 서사무가란 무당들이 무가의 형태로 굿을 하면서 무속 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제의식이다. ‘본풀이’라고도하는 서사무가는 손님굿, 바리데기, 심청굿, 살풀이 등 오랜 세월에 걸쳐 전승되고 있는 우리나라 무속신화이다. 서사무가의 목적은 본풀이라는 말에서 드러나듯 근본이나 내력을 풀어낸다는 것인데, 신과 인간사이의 갈등을 줄이고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을 문화의 의미로 확대하면, 문화와 다른 문화가 서로 만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갈등을 이해하고 풀어내는 과정으로 해석가능하다. 즉, 자문화와 타문화의 간극 사이에 서사무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채우승은 작품을 통해 문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그의 작품세계로 들어가보자.
(2009 백곤 스페이스 캔 큐레이터)
1994, 밀라노 아카데미아 조각과, 밀라노, 이탈리아
1987 학사, 군산대학교 미술학과 조각전공, 군산, 한국
Solo Exhibition (Selected)
2022 《숨기내기》, 영등포시장역 라운지사이갤러리, 서울, 한국
2021 《환·멸(幻·滅)》, 스페이스 깨, 서울, 한국
2021 《채우승 작품전》, 사용자공유공간 Plan C, 전주, 한국
2020 《헛꿈-투명의 역설: 투명하게 존재하라》, 스페이스몸미술관, 청주, 한국
2018 《불의 여정》, 스페이스 깨, 서울, 한국
2015 국제무형유산페스티벌 특별전 《그레이 아카이브(Gray Archive) #1》, 국립무형문화유산원, 전주, 한국
2015 《홍차와 마들렌-끝나지 않은 무한순환의 여정》, 인문공간 파사쥬, 전주, 한국
2014 국제무형유산페스티벌 특별전 《이음매의 주술》, 국립무형유산원, 전주, 한국
2014 《허공에 지은 집》, 스페이스 캔, 서울, 한국
2012 《옥상》, 갤러리 마을, 전주, 한국
Group Exhibition (Selected)
2025 《Affective Temperature》,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 한국
2024 《이런 날씨 어때?》, plan_c, 전주, 한국
2024 《이런 날씨 어때?》, 에브리아트, 서울, 한국
2023 아르코 미술관 50주년기념전 《어디로 주름이 지나가는가》, 아르코미술관, 서울, 한국
2021 《제127주년 동학농민혁명 기념미술전》, 전라감영, 전주, 한국
2020 《5.18특별전 ‘별이 된 사람들’》,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한국
2019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 ‘더 적음 더 많음’》, 여수엑스포 전시홀, 여수, 한국
2019 《아시아 지도리 특별전 ‘북경발 전라특급’》, 전북도립미술관, 완주, 한국
2019 《팔복예술공장(FoCA) 옥상전 ‘수직의 안팎에서’》, 팔복예술공장, 전주, 한국
2018 《장소를 품다-부강》, 스페이스몸미술관, 청주, 한국
Residency
2016 <타이난예술대학 레지던시>, 타이난예술대학, 타이난, 대만
2016 <프로젝트 스페이스 골럽>, 프로젝트 스페이스 골럽,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2009 <PSB 레지던시>, 캔파운데이션, 베이징, 중국
2004–2005 <창동창작스튜디오>,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서울, 한국
Award
2022 <아르코 중견작가 프로모션 기획 선정>,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 한국
2009 <전북문화예술진흥기금 선정>, 전북도청, 전주, 한국
2006 <문화예술진흥기금 선정>,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 한국
Collected
서울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소마미술관(국민체육진흥공단),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전주역사박물관, 전주문화정보산업진흥원
(202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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