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철
2012 PSB 창작스튜디오 12기
2010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계가 완공되었다. 시계의 지름이 43m이고 수십km 밖에서도 시계바늘이 보일 정도의 규모이다. 이슬람성지가 있는 메카에서 가장 큰 시계를 완공하면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영국의 그리니치 표준시를 메카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지 시계의 물리적 규모가 큰 것뿐인데 표준시를 옮기려고 하는 이유치곤 타당성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그들은 왜 굳이 메카의 시간을 세계의 시간에 기준으로 삼고 싶어하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메카의 시간이 기준이 되면 마치 세계의 중심이 된 거 같은 상징성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유럽의 고건물들에 시계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부분시계가 있는 건물들은 종교적 정치적 사회적 상징성이 있는 것들이 많다. 인간이 높은 건물을 짓고 그 위에 시계를 설치하는 데는 단지 시간을 알려주기 위한 기능 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시간을 품고 싶은, 좀 과장되게 말하면 시간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일 것이다. 그것이 군주나 종교에겐 절대적 권력을 상징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현대사회에서, 특히 대도시에서의 시간은 어떠한가? 현대인들은 시계바늘의 지침에 따라 생활한다. 대부분의 도시인들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같은 시간에 기상하고, 출근을 하고, 일을 하고, 밥을 먹고, 퇴근하고, 잠을 잔다. 시계 속 시간에 맞춰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시계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권력의 상징이 되기도 하고 일상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시계 속에 시간이 존재할까? 농촌의 생활을 예로 들면,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시계 속의 시간은 무의미하다. 계절마다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그들에게 필요한 건 자연의 시간이다. 동지와 하지의 해가 떠있는 시간을 비교해보면 6시간가량 차이가 난다. 6시간의 차이는 도시에선 오차라고 할 수 없을 만큼 큰 시간의 폭이다.
이처럼 시간은 모든 곳에 존재하지만 장소나 상황에 따라 상대적이다. 이번작업에서의 주제는 ‘시간’이다. 촬영하는 소재, 대상은 ‘시계’다. 시계를 통해 시간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하며, 시계 속에서 시간의 존재를 끄집어 내는 작업이다. 이미지로 설명하자면, 시계 속에서 시간을 지시하는 시계바늘을 사라지게하고, 주변의 변화(사람들의 움직임, 나뭇가지의 흔들림, 구름의 흐름)를 통해 시간을 보여주는 형식이다. 이렇게 생성된 이미지 속에 시계는, 눈금만 존재하고 시간을 나타내는 시계바늘은 사라지게 된다. 그런 이미지는 비현실적으로 보이게 되고 시간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됨과 동시에, (매체의 특성상) 시계에 대한 기록으로도 의미를 갖는다.
(2012 작가노트 중)
2022 박사,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사진학, 서울, 한국
2007 석사,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 전공, 서울, 한국
2002 학사, RMIT University 사진 전공, 멜버른, 호주
1999 학사, 서울예술대학교 사진 전공, 안산, 한국
Solo Exhibition (Selected)
2025 《Epiphanie Landscape》, 스페이스 중학, 서울, 한국
2024 《TIME-시계 밖의 시간》, 갤러리자인제노, 서울, 한국
2022 《Nostalgia THROUGH Jeju》, 아트랩와산, 제주, 한국
2021 《L(N)ightscape》, 와이아트 갤러리, 서울, 한국
2019 《불 꺼진 등대》, 갤러리 비트리, 서울, 한국
2019 《The Starlight》, 갤러리H, 일산, 한국
2019 《이원철 사진전》, 갤러리 사노, 교토, 일본
2019 《TIME》, 당림미술관, 아산, 한국
2019 《The Starlight》, 갤러리H, 청주, 한국
2018 《도시산책》, 갤러리 인사동마루, 서울, 한국
Group Exhibition (Selected)
2022 《사진, 책으로 만나다 2022》, 와이아트 갤러리, 서울, 한국
2022 《팝콘 파노라마》, M갤러리, 천안, 한국
2021 《Photo+Shift》, 금보성 아트센터, 서울, 한국
2021 《팝콘의 파노라마》, 당림미술관, 아산, 한국
2021 《삼다도, 그림도》, 제주돌문화공원, 제주, 한국
2021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닌 전시》, 제주도립미술관, 제주, 한국
2021 《인천개항장 국제사진영상제》, 한중문화관, 인천, 한국
2021 《아트플렉스마켓》, 충무로갤러리, 서울, 한국
2021 《사진가의 시간 여행법》, 갤러리 브레송, 서울, 한국
2021 《예술과 기술의 만남》, 갤러리 박영, 파주, 한국
Residency
2014 <영은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영은미술관, 광주, 한국
2013 <해외거점예술가 파견프로그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 한국
2012 <Project Space in Beijing>, 캔 파운데이션, 베이징, 중국
2011 <fromS 레지던시>, fromS, 파주, 한국
2010 <장흥아뜰리에 입주>, 가나아트 갤러리, 서울, 한국
2007 <난지미술레지던시>, 서울시립미술관 난지창작스튜디오, 서울, 한국
Award
2014 <수림사진문화상 작가상>, 수림문화재단, 서울, 한국
2009 <포스코 스틸아트어워드 본선작가상>, 포스코 청암재단, 서울, 한국
2008 <중앙미술대전 올해의 작가 선정>, 중앙일보, 서울, 한국
2008 <송은미술대상 우수상>, 송은문화재단, 서울, 한국
Collected
서울시립미술관, 영은미술관, SOMA 미술관, Kiyosato Museum, 주한호주대사관, SOKA Contemporary Art Center,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수림문화재단, 송은문화재단, 가나아트센터, 영종메디컬센터, 귀뚜라미, 한미칼라팩, 푸른저축은행, 코오롱, 신영증권, 한길사, 원익, 범양이엔씨
(2025.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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