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정
2012 PSB 창작스튜디오 13기
우리는 가끔 텅 빈 하늘을 올려다보며, 어떤 숨쉴 틈이 있는 감응을 얻기를 바라고는 한다. 그 이유는 아마도 하늘이 우리에게 어떠한 형상도 강요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침에 눈을 떠서 감을 때까지 눈이 따갑게 강요되는 주변의 형상들은 우리의 상상력을 고사시킨다. 그에 반해 하늘, 그리고 하늘에 떠있는 구름은 인간의 자유로운 연상행위를 허락한다. 현대인이 좀처럼 얻기 힘든, 텅텅 비었다는 느낌. 샌정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비어있다는 느낌이다. 요즘과 같은 미술의 성향 가운데서 이러한 느낌은 관람자로 하여금 헛바람을 삼키게 한다. 갖가지 기묘하고 정체성이 강한 형상들로 무장한 현대미술의 장에서, 우리가 미술품을 대할 때는 우리의 시선이나 사고가 그것의 형상들과 충돌하고, 둘 중 어느 쪽인가는 부서지길 바라는 것 같다. 부담스러운 발산, 혹은 고함소리가 대부분인 현대미술(그리고 현대인) 사이에서 충돌(마치 대결과도 같은)할 대상을 잃는다면, 우리는 중심을 잃기 마련이다. 잔뜩 힘을 실어 뻗은 주먹이 표적을 잃으면 다시 회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샌정이 다룬 유화물감은 하늘에 떠있는 구름과도 같다. 그리고 그 안에서 표현된 형상조차 보일 듯 말 듯 묻어 있다. 어떠한 흔적처럼 남아있기 때문에 차라리 ‘묻어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또한 그려졌다기 보다는 둘러싸여 남겨졌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우리가 샌정의 작품을 마주할 때에는 많은 여유가 필요하다. 불명확한 흔적을 쫓고 상상해 나가기 위해는 일단 몸과 마음의 힘을 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관람자들이 샌정의 작품에서 명확한 형상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전시 제목이 <Untitled>인 점을 고려하면서, 관람자들 개개인 만의 형상과 주제를 입혀보길 바란다. 이것은 일종의 놀이일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접해 보는 이러한 작품을 통해서, 미술품 감상에 있어서의 경직된 자세가 아닌 이완된 자세를 가져보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12 최규성 큐레이터 글)
2006 석사, 첼시 칼리지 아트 앤 디자인 파인 아트, 런던, 영국
2001 석사, 쿤스트아카데미 뒤셀도르프 (Meisterschüler), 뒤셀도르프, 독일
1987 학사, 홍익대학교 서양화과, 서울, 한국
Solo Exhibition (Selected)
2024 《Formidable Air》, 프라이머리 프랙티스, 서울, 한국
2024 《경이로운 사각》, 일우스페이스, 서울, 한국
2023 《After Beauty》, 이유진갤러리, 서울, 한국
2022 《SOLITUDE 고독》, 초이앤초이 갤러리, 서울, 한국
2021 《TEMPORALITY》, 우손갤러리, 대구, 한국
2020 《Touching Stardust》, 노블레스 컬렉션, 서울, 한국
2020 《VERY ART》, OCI미술관, 서울, 한국
2020 《Paintings: Sen Chung》, Osthaus Museum, 하겐, 독일
2018 《A Form to the World》, Galerie Choi&Lager, 쾰른, 독일
2017 《Sen Chung: Painting》, Parkhaus im Malkastenpark, 뒤셀도르프, 독일
Group Exhibition (Selected)
2024 《화가들의 밤: 구르는 연보》, 합정지구, 서울, 한국
2024 《EAT THE RAINBOW》, IKOB현대미술관, 오이펜, 벨기에
2023 《A New Family: Curating Korean Diaspora》, 뉴욕한국문화원, 뉴욕, 미국
2022 《언덕 위의 바보》, 원앤제이갤러리, 서울, 한국
2021 《one at a time》, WESS, 서울, 한국
2020 《사랑의 기술》, 토탈미술관, 서울, 한국
2020 《오감도: 한국미술의 다섯 풍경》, 마나랏 알 사디야트 미술관, 아부다비, 아랍에미리트
2019 《Die Grosse》, Kunstpalast, 뒤셀도르프, 독일
2019 《펼쳐진 주사위》, 에이라운지, 서울, 한국
2018 《Blooming In The New Year》, 롯데갤러리 영등포점, 서울, 한국/롯데갤러리 청량리점, 서울, 한국
Residency
2023 <Stiftung Kunstfonds Residence>, Stiftung Kunstfonds, 본, 독일
2012 <프로젝트 스페이스 인 베이징>, 캔 파운데이션, 베이징, 중국
2009 <인터내셔널 스튜디오 & 큐레토리얼 프로그램>, ISCP, 뉴욕, 미국
2005 <iaab 레지던시>, 이아아베, 바젤, 스위스
2004 <레지던스 앤더슨 센터>, 앤더슨 센터, 레드윙, 미국
2004 <맥도웰 콜로니>, 맥도웰 콜로니, 피터버러, 미국
1999 <덴크말슈미데 회프겐>, 덴크말슈미데 회프겐, 그리마, 독일
Award
2023 <Katalogförderung>, Stiftung Kunstfonds, 본, 독일
2020 <MKW-Scholarship>, MKW, 뒤셀도르프, 독일
2017 <서울문화재단 기금 선정>, 서울문화재단, 서울, 한국
2008 <기금 선정>,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 한국
2003 <라인넥카 컬쳐 파운데이션 장학금>, 라인넥카 컬쳐 파운데이션, 하이델베르크, 독일
Collected
국립현대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도이치 뱅크 컬렉션, 아트선재센터, 일민미술관, 호암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현대캐피탈, 양평군립미술관, Zeitgenössische Kunst Eupen, 캔 파운데이션, OCI 미술관,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Morgan Stanley, The Deutsche Bank Collection, Landesgalerie Linz, Christoph Merian Stiftung, Hogan Lovells, Daniel-Henry-Kahnweiler-Stiftung, Foundation for Culture of Rhein Neckar
(2025.5.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