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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시 | [카셀 도큐멘타14 답사기] by 고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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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17-10-31 13:38 조회5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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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과 10월 두 달 간, 명륜동 레지던시 입주작가인 고재욱의 독일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카셀 도큐멘타 답사기를 싣습니다.

 

카셀 도큐멘타는 5년마다 열리는 미술행사로, 독일 헤센 주 카셀에서 19552차 대전 후 나치 정권 아래에서 벌어졌던 반인륜적 행위들에 대한 반성과 자각에서 시작되었고 한다. 예술가이자 교수였던 아르놀트 보데(Arnold Bode)가 그 출발점이다. 기록한다는 Documentation의 뜻으로, 모던아트의 기록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나치는 모던아트를 억압했었고, 그에 대한 반발로 이러한 제목이 지어졌다고 한다.)

 

이번 카셀도큐멘타14의 주제는 아테네에서 배우기 (Learning from Athen). 아담 심칙(Adam Szymczyk)이 총 기획을 진행했다. (유럽의 뿌리인 그리스를 돌아본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왠지 현재 경제위기로 유럽연합 내에서는 계륵 같은 그리스에게 주는, 보증된 흥행을 통해 일종의 회생 찬스를 주는 듯한 느낌도 강하게 들었다.) 아테네와 카셀에서 도큐멘타가 이어졌고, 나는 아쉽게도 아테네의 도큐멘타는 방문하지 못하였다. 실제 아테네에서 본 작업을 진행하고 그 흔적들을 카셀에서 전시한 작가들(특히 그리스 작가들)이 많아서, 그 아쉬움이 더 진했다.

 

아카이브 형태의 수집과 분류, 나열된 작품들이 많았기에, 그리고 굉장히 많은 작가들이 도시 전체에서 작품을 설치했기에, 그 중 많이 언급되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소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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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 미누힌 (Marta Minujin) <The Parthenon of Books>

 

나치가 1933년에 2천여 권의 책을 태웠던 프리드리히 광장에 책으로 만들어진 신전이 설치되어 있다. 이 광장은 1931년에 연합군의 폭격으로 35만원의 책이 불타버린 프레데리치아눔 도서관이 있던 장소이기도 하다. 아르헨티나 작가 마르타 미누힌은 각 나라에서 한때(혹은 현재까지) 금서였던 10만권의 책을 전 세계에서 기증받아 신전을 제작하였다. 아테네에서의 도큐멘타가 개막하는 당시에 독일 마르켈 총리를 초청하여 그리스와 독일의 연대와 화합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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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작업은 80년대에 부에노스 아리레스에서 설치되어 있던 작품을 이번 도큐멘타에 다시 설치한 것이다. 작품이 설치된 공간과 작품 내용이 적당히 맞아떨어져서 살짝 얄밉기도 했다. 해리포터 등, 이게 금서라고?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들도 포함되어 있는 점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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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와 케이 (Hiwa K.) <when we were exhaling images> (2017) 

 

이라크 쿠르드족 출신인 작가가 난민시절 살았던 콘크리트 관을 쌓아 주거공간(처럼 보이는 전시공간)을 만들었다. 각 시멘트관 마다 사람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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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누 세네토글루 (Banu Cennetoglu) <BEINGSAFEISSCARY> (2017)

 

메인 전시장인 프리데리치아눔 미술관. 원래는 미술관 현판에 ‘Museum Fridericianum’ 라고 적혀있어야겠지만, 'BEINGSAFEISSCARY' (BEING SAFE IS SCARY, 안전한 것이 두렵다.) 라고 바뀌어 적혀있다. 처음에는 갸우뚱 했으나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는 씁쓸함이 앞섰다. 터키 쿠르드 족 출신의 게릴라 전사였던 구르베텔리 에르소즈(Gurbetelli Ersöz)의 일기에 적혀있던 구절이라고 한다. 화학자의 길을 걷다가 저항언론인으로, 결국은 게릴라 전사를 선택한 그녀는 결국 폭사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일기가 출판되어 그녀의 비극적 이야기가 알려지게 되었다. (바누 세네토글루는 2014 광주 비엔날레에도 참여했으니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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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노어 (Daniel Knorr) <Expiration Movement> (2017)

 

프리데리치아눔 미술관 한쪽 귀퉁이에는 다니엘 노어의 날숨운동이 설치되어 있다. 일정 간격으로 연기가 피어나는데, 이는 나치가 자행했던 분서갱유와 유태인 화장터를 연상시킨다. 카톨릭에서 새로운 교황이 선출됨을 알리는 콘클라베(Conclave)를 차용한 것으로 읽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다른 의미도 의미지만 풍경 속의 구름과 잘 어울려서 묘한 느낌이 들었다. 배경의 구름과 적절히 섞여있는 연기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골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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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아이호른 (Maria Eichhorn) <Rose Valland Institutue> (2017)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몰수했던 유대인들의 미술품들의 원래 주인을 찾기 위한 과정을 작품으로 제작하였다. 과정에서 사용된 리서치 자료 등이 아카이빙 되어있다. 작품 타이틀인 로즈 벨롱은 프랑스의 미술학자이자 육군 대위이자 레지스탕스였던 인물. 벨롱은 나치가 약탈한 프랑스 예술품과 유대인 소유의 예술품들을 당시 레지스탕스들과 협력하여 수천 점의 작품을 몰래 감추어 나치 독일로의 유출을 막았다고 한다. 1941년 벨롱은 파리의 죄드좀 국립미술관(Galerie National du Jeu De Paume)의 관장을 맡고 있었고, 당시 나치 독일은 프랑스를 점령하고 파리의 예술품들을 약탈하였다고 한다. 나치들은 그들이 약탈한 작품들을 죄드좀 국립미술관으로 모았고, 벨롱은 이렇게 모인 예술품들이 독일로 빠져나가기 전에, 파리의 레지스탕스들과의 정보 공유로 막았다고 한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2013년에 개봉한 <모뉴먼츠 맨 : 세기의 작전>이라는 영화에서 더 자세히 감상할 수 있다. 작중의 주연인 클레어 시몬느가 로즈 벨롱의 대역이다.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이 연기해서 찾아보았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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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후키 (Gorden Hookey) <Murriland!> (2017)

  

호주의 뉴 사우스 웨일즈와 북서부의 퀸즈랜드가 어떻게 백인들에 의해서 침략당하고 식민지화 되다가 결국 지금의 호주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대형 페인팅. 작가인 고든 후키는 호주 토착민인 와아니(Waanyi) 족 출신. 다른 페인팅들도 흥미로우니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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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레나 파라벨(Véréna Paravel)과 루시엔 카스텡-테일러(Lucien Castaing-Taylor)의 영상 설치 <Commensal>(2017)

 

여러 가지로 불편한 작업이었다. 폐업한 두부공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서양인을 식인한 동양인에 대한 영상이라니. 1981년 프랑스 유학 중, 네덜란드 출신의 여자친구 르네 하르테벨트(Renée Hartevelt)를 살해하고 인육을 취한 일본인 사가와 잇세이(佐川一政, 1941-)의 현재와 그가 그런 만화에 대한 영상이다. 프랑스와 일본의 정신병이 있는 범죄자에 대한 법의 판단에 따라 사형을 면한 그의 현재 모습은, 여러 가지의 의미에서 끔찍했다. 동양에 대한 오리엔탈리즘은 서양에서는 언제까지고 적당히 소비될 수 있는 소재인 것처럼 느껴져서 다시 한 번 불편함을 느끼며 극장 밖으로 나왔던 것이 기억난다. (안타깝게도 전반적인 이번 도큐멘타에 대한 인상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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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작가인 길레르모 갈린도의 설치작품. 시리아 난민 소년이 익사한 레스보스 섬에서 가져온 두 동강 난 배를 설치했다

 

이 밖에도 모나 하툼, 빌 비올라, 요셉 보이스 등 유명 작가의 작품들도 (당연히) 설치되어 있었고, 수많은 작업들이 모여 있었다. 일일이 소개하기에는 나의 검색 능력에도 한계가 있기에, 현장의 사진들을 첨부하는 것으로 남는 아쉬움을 달래보려 한다. 특히 로이 로젠(Roee Rosen)‘The Dust Channel' (2016), 미셸 오데르(Michel Auder)'Course of Empire'(2017)등의 작업은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꼭 찾아보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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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뮌스터 프로젝트에서 좋았던 작가들의 소개를 많이 하지 못해서, 몇몇 참여 작가들과 작업들을 추가로 언급하고자 하니 검색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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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에르 위그 (Pierre Huyghe) <After Alive Ahead>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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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셰 에르크멘 (Ayse Erkmen) <On Water> (2017)

 

코키 타나카 (Koki Tanaka) <Workshop #7 How to live together and sharing th unknown> (2017)

그레고어 슈나이아 (Gregor Schneider) <N. Schmidt Pferdegasse 19 48143 Muenster Deutschland> (2017)

마이클 스미스 (Michael Smith) <Not Quite Under Ground> (2017)

등등 이외에도 좋은 작업들이 많이 있었으나 일일이 소개하지 못하는 점이 못내 아쉽다.

 

<글, 사진: 고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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