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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프로그램 | [작가 김홍식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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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17-09-28 10:15 조회6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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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캔에서는 다년간 캔과 함께 관계를 맺어온 김홍식 작가를 인터뷰하였다. 김홍식 작가는 2011<산책자의 도시>2015<틀의 바깥>전을 캔에서 개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환기 미술관에서 개인전 <ː視間 시선의 사이를 거닐다>를 선보이고 있다.  작가에게 도시공간 속 산책자가 의미하는 것부터 향후 작업계획까지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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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에서 인터뷰 중인 작가>

 

Q 도시를 거니는 산책자, 플라뇌르(Flâneur)는 발터 벤야민이 19세기 중반 보들레르의 시선을 쫓으면서 만들어낸 개념이다. 산책자는 급변하는 도시 현상을 지켜보고 관조하는 관람자를 의미한다. 스스로를 산책자로 명명하고 초기작부터 현재까지 산책자의 시선을 드러내는데 산책자 개념에 왜 관심을 갖게 되었는가

판화, 사진을 다루다보니 벤야민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미시적인 것들을 들여다보는 나의 태도가 벤야민과 맞닿아있다고 느꼈다. 내가 초기부터 작업으로 삼고 관심을 가진 도시 공간들은 잘 알려진 공간이라기보다는 미시적인 공간이었다. 결정적으로 벤야민의 산책자 개념을 차용하기 시작한 것은 몇 가지의 사건들을 통해서다.  2003년에 미국을 갔을 때 언어가 통하질 않아서 외계인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일종의 이방인이면서 나는 그곳을 관조하는 산책자였다. 산책이라는 개념은 이방인처럼 일상적인 일들을 삐딱한 시선으로 고찰하는 행위이다. 두번째 사건은 2008년에 일어난 일들이다. 당시 통의동에 거주하면서 대안공간에서도 전시를 했었는데 상권이 발달되고 골목이 변해가면서 결국은 월세가 올라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 이때 도시의 시간과 흐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숭례문이 불탄 사건이었다. 숭례문이 파괴되고, 불타고, 사그라들면서 동시대가 역사의 흐름을 파괴하는 순간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산책자로서 사람들이 주목하지 못하는 내 주위 시공간을 수집하는 행위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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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 미술관 개인전 전경- 환기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캡처>

 

Q 도시 공간 시리즈와 미술관 시리즈 사이의 연결고리는 무엇인가? 왜 여러 도시 공간들에서 미술관이라는 특정한 공간으로 관심을 옮겼는가? 또 미술관 시리즈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가?

A 미술관 시리즈는 주변을 수집하는 연장선상에서 숭례문 사건과 비슷한 지점이 있다. 숭례문처럼 미술관은 내가 좋아하고 나에게 추억이 있는 곳인데 그러한 공간이 어느날 보니 스펙타클의 정점에 있다고 느껴졌다. 루브르 박물관의 입장을 위해 한·두시간 줄을 서서 대기하고, 에스컬레이터에 사람들이 떠내려가고, 군중이 작품을 보는 등 이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충격을 받기도 하였지만 동시에 나는 그 광경에 매료되기도 하였다. 군중이 스펙타클함을 만드는 주체들이라고 생각되었다.

또 다른 지점에서 미술관 시리즈는 삼면제단화에서 시작하였다. 나는 여러 개의 이야기가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산책자_로마에 가다> 안에 보여지는 베르니니의 삼면제단화는 가운데에는 천사가 무아의 지경에 있고 양쪽으로 다른 이야기가 배치된다. 셋이 모여서 하나를 구성하고 서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이 과정은 판화의 프로세스와 관련이 있기도 하다. 이번 환기 미술관에서의 전시에서 삼면제단화 개념을 처음으로 구현해냈다. 삼면제단화 혹은 살롱 시리즈의 느낌으로 정면에 작품을 두고 그 주변을 여러 작품이 둘러쌓아 다양한 이야기들을 볼 수 있게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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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_로마에 가다> 2017, 스테인리스강 위에 돋을새김&실크스크린, 143x 99cm

 

Q 사람을 거의 찾을 수 없었던 이전 작품들과 달리 미술관 시리즈에는 작품을 감상하는 군중이 등장한다. 군중과의 관계에서 작가의 위치는 어디인가? 작가는 어떠한 시선으로 이 군중들을 바라보는가?

A 나의 위치는 군중에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있다. 군중을 경계한다고 하지만 실은 매료되어있는 것 같다. 초반에는 군중들에 대해서 어느정도 비판적인 시선이 있었다. 군중에 대해서 냉정하고 책임지고 싶지 않은 태도가 있었는데 이 사람들 안에서 오고가면서 그 시선들에 집중하게 되었다. 이번 환기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전시는 그 시선들의 사이, 시간(視間)에 관한 이야기이다. 산책자의 비판적인 눈을 유지하고 있되 그 안쪽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에 집중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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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2017,
스테인리스강 위에 돋을새김&실크스크린, 104x 139cm

 

Q 작품에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금색 틀이 눈에 띈다. 금색 틀은 무슨 역할을 하는가?

A 금색 틀은 작품을 강조하고 가치를 높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방해꾼처럼 자연스럽지 않게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양가적인 특성을 지닌 것이다. 부처의 뒷모습을 보여주는 <대화>와 같은 경우 틀에 관한 관점을 가장 잘 드러낸다. 부처는 시선을 등지고 있어 관람자의 시선을 차단한다. 오히려 시선을 차단하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고 이로 인해 산책자의 시선에 중점을 두게 된다. 시선들을 삼키고 튕기고 그런 식으로 시선들이 오고가는 지점이 좋다.

 

Q 사진과 판화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 작품 특성 중 하나이다. 이러한 방식이 주제를 어떻게 전달한다고 보며 왜 이러한 재료를 사용하는가?

A 나는 형상을 직접 손으로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다. 장엄하고 거대한 씬을 사진으로 찍는다고 그 풍경이 내 것이 되지 않는다. 개인적이고 사적인 시선들을 사진으로 포착하고 그것을 2차적으로 나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과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관계를 맺는 것처럼 사진이라는 매체를 판으로 만들고 형상화해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눈에 쥐는 과정이다. 스틸판에다 부식하는 과정은 실크스크린보다는 훨씬 섬세하고 예민하면서 사진을 물성화시킬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나는 내가 모던 작가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과정들을 밟아서 내화시키는 것,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Q 계획 중인 작업은?

A 전시 때 모아놓고 보니 틀 관련 작업을 많이 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는 틀을 깨는 작업을 하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우리 시대를 읽는 시의성 담긴 작업들을 했으면 좋겠다. 여태까지의 작업을 되돌아보고 틀을 깨 내용과 형식면에서 다른 방향의 변주를 이루어내고자 한다.

 

<글. 큐레이터 박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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