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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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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주 : Yoo, Youngjoo
2015. 6 - 2015. 11

"베를린에서의 시간이 석달하고도 반이 지났다. 첫 한달간은 흥분감으로 피곤한 줄도 모르고 지났는데, 그 이후 두 달반의 시간은 늘 피곤했다. 외국생활을 하면서, 세계의 이곳저곳에서 레지던시 생활을 하면저 한번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안해봤는데 여기서는 몇번을 했다. 왜 그런 걸까, 왜 이렇게 피곤한가, 계속해서 생각해 보았다. 그러던 어느날 베를린이라는 도시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베를린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문제점들을 그대로 다 보여준다. 이것을 깨달은 것은 어느날 아침의 U-Bahn 지하철 안에서였다. 내가 타고 있던 그 작은 공간 안에는 10개국 이상의 국적의 얼굴들이 있었다. 그 어느 누구도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 시간의 지하철의 사람들은 대부분 일을 하러 가는 사람들이거나 무슨 중요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무슨 이유로 이들은 이 독일이라는 나라에 와 있는 것일까 궁금했다. 왜 저렇게 행복하지 않은 얼굴로 이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일까? 우리 모두는 선진국에 있으면, 혹은 유럽에 있으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거라는 허황된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그 다양한 인종의 숫자에 한 몫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ZK/U라는 공간은 이 세상의 모순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세상의 문제점, 아이러니 뿐만이 아니라, 예술계의 한계, 그 이면의 부조리까지 다 보여줌과 동시에 그것에 대한 도전도 마음껏 해 볼 수 있는 곳이다

 

나는 이제서야 성인이 되어 가는 느낌이 든다. 나는 그 동안 꿈만 꾸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아님, 현실을 무시한채 살아왔던 것은 아닐까? 나는 그 동안 내가 충분이 강하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이곳에서 나는 현실에 직면하기 위해 더욱 더 강해져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경험은 8, 9월 오픈 하우스에 진행한 "Kitchen Manifesto" "Café Achteck"의 프로젝트로 나타났다. 두 작업의 공통점은 내가 느낀 현실의 부조리에 대항하는 내용의 작업이다. 그리고 문제점의 지적뿐만이 아닌 해결의 고리를 만들고자 cleaning 이라는 재료를 공통적으로 사용하였다. 물론 나의 메인 작업인 베를린 여자들과의 인터뷰는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베를린이라는 도시가 가진 성격을 그대로 콤팩트하게 보여주고 있는 이 곳 ZK/U의 생활이 이 작업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는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 것 같다. 나는 베를린에서 이 "Women in Berlin" 작업을 시작하면서 내가 변하기를 바랬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에서 진행한 것과 별반 다를것 없이 숫자만 늘리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피곤한 여정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_2016년 9월 작가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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