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자

박희자 : Bahc, Heeza

6 11 – 6 30, 2014

박희자 Bahc Heeza_오래된 집 프로젝트 8 

나에게 서른은 물리적인 환경도 감정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필요로 하는 시기였다. 삶에 대한 이상의 좌절은 접어두더라도 한 집에 30년을 넘게 살아온 가족의 행동과 가치관이 이해되지 않기 시작했다. 특히 두 살 터울의 언니는 나와 어떻게 이렇게 사사건건 다른 가치관으로 사건을 대하는지, 빨래를 하는 것도, 음식을 먹는 일도, 집에 들어오고 나가는 일까지 마찰도 늘고 짜증이 쌓여갔다. 자매, 여자들의 관계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모든 일이 되곤 한다.  오래된 집에 머무는 동안 마당에 앉아 텅 빈 집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게 되는데, 나는 주로 이곳에 살았을 사람들이 희미하게 그려지는 듯 했다. 방에서 거실로, 부엌으로 안방으로 좁게 이어지는 공간 안에서 어쩌면 북적북적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방문을 걸어 닫지 않았을 까라는 이런 저런 상상을 하면서, 이곳에 살았을 서른 무렵의 여자들을 상상하며 이번 작업을 진행하였다. 지난 작업은 사진 속 인물의 실제 거주 공간에서 촬영하였기 때문에 나의 심리를 반영하는 동시에 관찰자의 입장에서 작업을 진행했다면 이번 작업은 온전히 오래된 집에 머무는 동안 나의 현실의 심리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비슷한 환경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우리에게서 보여지는 차이들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보고 싶었다. 책상만 놓여도 움직일 곳 없을 것만 같은 좁은 공간에서 웅크리고 있는 모습들이 무기력하면서도 신경질 적으로 드러나길 바랬다. 이번 전시명 <Red Rose Chain> 제프리 무어의 소설의 제목이다. 가시 돋친 장미와의 관계를 맺는 일은 지금 내게 가장 힘든 일 중에 하나이다.-작업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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