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결합과 해체로 구성되는 문화예술분야 활동 중에서 시각예술분야에서는 ‘미술’의 범주를 떠올릴 때 아직도 대중들은 일반적인 미술재료를 먼저 생각한다. 많은 작가들이 일상의 오브제들과 신소재, 다양한 물성을 추구하고 심지어 무용(無用)하다 생각하는 버려진 것들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있으나 전시장의 캡션에 쓰여 있는 ‘혼합매체’는 궁금증만 유발할 뿐이다. 이러한 지점에서 본 전시는 명백히 재료가 무엇인지 알 수 있으나 대중들이 미술의 재료라 생각하지 않는 소재와 미술품의 개념이 결합하는 지점에 주목하였다.

전통적인 미술을 떠올릴 때 수묵화를 생각하면 산수화, 사군자 등 평면에 담아낸 선비 정신을, 궁정미술을 떠올릴 때에는 터럭 한 올 틀리지 않게 그리고자 한 왕의 초상인 어진(御眞), 그 외 공신들의 초상화를, 민중미술을 떠올릴 때 연화, 문자도를, 그 외 서예나 책가도 등 알려진 작품들을 떠올리지만 현대의 시각예술작품과 연계시켜 머릿속에 그려내기 쉽지 않다.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들도 재료와 테마 표현 방식에 있어서 본인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이에 본 전시에서는 전통회화의 범주를 완전히 벗어나지 않으면서 현대적 감각과 결합하여 두 가지 톤으로 한 목소리를 내는, 고정관념을 환기시키고 서로 다른 시간과 영역의 것들이 그 자체로 분명하면서도 둘이 함께여서 의미를 가지는 작품들을 선보이고자 한다.